경기도 귀농귀촌지원센터

상상하던 모든 꿈이 현실이 되는 곳!

세계인 입맛 사로잡는 전통주 명인을 꿈꾸다

전북 김제 / '지애의 봄향기' 함지애 대표

전통주로 제2의 인생 꿈꾸는 '지애의 봄향기' 함지애 대표
"귀농계획 세웠다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필요"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저의 어깨를 토닥거려주고 싶습니다. 귀농을 선택한 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참으로 열심히 걸어왔습니다."

함지애 '지애의 봄 향기' 대표(여‧56)가 자신의 귀농생활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전북 김제시 진봉면에 자리한 '지애의 봄향기' 함지애 대표가 자신이 직접 빚은 전통발효식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6.2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뉴스1
귀농 10년 차를 맞는 그는 현재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 전북 김제시 진봉면 가실리 정서마을에서 쌀과 콩 농사를 짓고 있으며, 천연 발효식초와 메주, 청국장, 두부, 미숫가루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가 전북 김제로 귀농한 것은 20여 년의 서울 생활을 마치고 나서다.

김제가 고향인 그는 고등학교를 마친 후 서울로 상경했다. 그 후 동대문에서 섬유 도매업을 하며 억척스럽게 생활하던 중 2009년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된다. 등쪽에 통증이 있어 병원을 찾았는데 폐암 1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엎친 데 덮쳐 2011년에는 폐가 서서히 굳어가는 질환인 폐섬유종 진단마저 받았다. 그의 나이 마흔 후반에 접어들 때였다.

그는 뒤돌아볼 틈도 없이 귀촌을 결심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원 없이 자연과 함께 살아보고 싶었다.

2012년 그가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농촌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찾은 곳은 6~7가구가 모여 사는 경북 영양의 자그마한 산골 마을이었다.

"내려와 보니 '왜 이렇게 늦게 왔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행복보다 더한 감동과 감정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로움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전 주인으로부터 넘겨받은 9200여㎡(2500여평)의 밭에 건강한 먹거리부터 심었다. 무농약으로만 오미자와 수수, 콩, 야콘, 고추, 감자, 고구마 등을 재배했다. 여기에 닭과 염소 두 마리까지 키웠다. 하지만 욕심이 지나쳐서였을까 아니면 경험이 부족한 탓이었을까. 농사에 온갖 정성을 들였지만 남는 게 없었다. 그렇다고 손해를 보지도 않았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귀농생활은 그 이듬해인 10월 고향인 전북 김제로 이주를 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전북 김제시 진봉면 자리한 '지애의 봄향기' 함지애 대표. 2021.6.2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우연한 인연이 인생을 바꿔준 계기


그는 김제에 내려와 부모님들이 가지고 있던 땅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밭에는 콩과 수세미 등을 재배하고 논에는 찹쌀과 찰보리 등을 경작했다.

그러던 중 그에게 어느 날 우연히 은인이 찾아왔다.

바로 김제시전통가양주연구회 임종기 회장이다.

"김제에 머물게 되며 처음 만나게 된 분이신데요,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중 주변에서 일을 하고 계시던 두 분을 만나게 됐습니다. 알고 보니 두 분은 부부이고 그 중 남편분이 김제시전통가양주연구회의 회장님이셨습니다."

그는 임 회장의 권유로 전통가양주연구회에 가입했고 이를 통해 김제시 농업기술센터를 알게 됐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던 그에게는 우선 배움이 시급했다.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농수산대학 등 각종 농업기관에서 귀농귀촌 교육과 자연발효식초제조, 전통장류제조, 꽃차 소믈리에 등의 교육도 받으면서 차근차근 전업농의 꿈을 키웠다.

전통주와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전통가양주무형문화재 64호인 '호산춘'의 명인 이연호 선생을 만나게 되면서부터이다.

그가 발효식품과 전통주에 빠져들면서 직접 손으로 지은 농산물은 고스란히 술을 빚는 재료가 되고 식초와 장류의 재료가 됐다.

김제 시내에 거주하던 그는 자신이 농사를 짓던 진봉면 가실리 정서마을에 거처를 새롭게 지어 옮겼다. 집과 논밭을 오가는 시간이 다소 걸려 불편했기 때문이다.

이곳의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지저귀는 새 소리와 개구리 소리, 그리고 귀뚜라미 등 각종 풀벌레 소리 함께 눈앞에는 사계절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펼쳐졌다.

"농사를 지으니 주민들과 소통하기가 좋았습니다. 그전에는 인사 몇 마디 나누면 할 말이 없었는데 농사 이야기를 하니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갈 정도로 할 말이 많더군요. 덕분에 무료할 줄 알았던 귀농생활이 즐거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시작한 귀촌이 전통 양조 식초 제조장을 짓고 전통주를 만들게 되는 귀농이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전북 김제시 진봉면에 자리한 '지애의 봄향기' 함지애 대표가 장독대에 담겨진 천연발효식초를 살펴보고 있다. 2021.6.2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가 성공의 지름길


그는 여성 귀농인의 삶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일에 대한 열정이 뒷받침했다.

농촌진흥청에서 이전받은 특허기술인 농가형 천연양조식초 제조방법과 이를 이용한 기술을 토대로 상품화하기 위해 지난 2019년 5월 '지애의 봄향기'라는 사업장을 열었다. 그리고 이곳에 발효식초와 전통주를 만들기 위해 식품제조 가공시설을 비롯해 발효‧숙성시설, 체험장, 저온저장고 등의 시설을 준비하는 등 자신의 꿈을 키웠다.

이 같은 노력으로 그해 11월 출품한 증류주가 충청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주관한 '제2회 우리 발효 술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사)한국전통주연구소와 춘천시가 주관한 '대한민국 명주대상 경연대회'에서 '천지미록'을 빚어내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그가 보유한 자격증만 해도 농어촌체험지도사와 천연발효식초 제조관리사(2급), 전통장류제조사(2급), 꽃차 소믈리에(2급) 등 4~5개에 이른다.

지금도 그는 김제가양주연구회에서 총무 역할을 맡아 전통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는 직접 운전을 하고 서울 종로에 있는 (사)한국전통주연구소를 찾아 박록담 소장에게 교육도 받는다.

그의 열정은 이제 양조장을 만드는 데 집중되어 있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전통주인 '초야(初夜)'를 내놓기 위한 것이다. 아직은 제조‧판매를 할 수 있는 양조장 허가를 받지 못해 시중에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허가를 받아 선보일 계획이다.
 
전북 김제시 진봉면에 자리한 '지애의 봄향기' 함지애 대표가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상장.© 뉴스1

◇한 번뿐인 인생 즐겁게 열심히


"귀농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도전하는 것이고 그 도전이 새로운 인생을 써 내려가는 시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버텨왔던 것 같아요."

건강을 지키며 평범하게 여유와 나눔을 위해 귀농을 시작한 그는 이제는 영농법인 대표로 그리고 시골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마을 부녀회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먼저 자신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귀농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자기가 어떠한 계획을 세웠다면 열정으로 그 시간 동안 끊임없는 연구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어느 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일기처럼 3일에 한 번 정도라도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소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주변과 화합해야 합니다. 도심이나 시골이나 사람살이는 똑같아서 적당히 관계 유지가 되어야 마음이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년 후 전통주 명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그는 오늘도 첫사랑과 같은 술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며 술을 빚는다.



※ 출처 : 뉴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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