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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귀농귀촌지원센터

상상하던 모든 꿈이 현실이 되는 곳!

귀농으로 만나 사랑을 짓다

가평읍 조종면 / 유봉호‧황진옥 부부
사랑은 참 신기하다. 한 사람의 인생이 두 사람의 미래로 바뀌거나,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길을 열어 주기도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서로 얼굴도 모른 채 도시에서 바쁘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유봉호, 황진옥 씨. 하지만 이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 함께 살아가며 함께 꿈꾼다. 운명이라고 여겨질 수밖에 없는 순간들. 그 아름다운 순간들엔 언제나 자연이 함께 했다.

글_이미진 / 사진_전민재



작은 언덕 마을, 가장 위쪽에 위치한 벽돌집. 집 옆에는 작은 닭장이 있고 뒤쪽으론 솔숲이 이어져 있다. 석양이 저무는 모습을 바라보며 갓 태어난 아기는 솔솔 잠이 들고, 부부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동화 같기만 한 이 풍경이 부부에겐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
“2009년도에 강아지를 한 마리 분양 받았어요. 지금 마당에 있는데, 저기 앉아 있는 진돗개에요. 이름은 ‘하늘이’고요. 하늘이 덕분에 이 모든 게 시작된 거죠.”
눈매가 선한 유봉호 씨가 조용히 웃으며 이야기를 잇는다.
“그런데 이놈이 어느 날 저랑 다투고 가출해 버린 거예요. 몇날 며칠 찾아다니다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해왔지요. 그 뒤로 하늘이를 위해서라도 주말에는 시골에서 생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 때 당시 개운동장이 붐이었거든요. 그래서 알아보다가 여기 이 땅을 계약하게 됐죠.”
하지만 막상 찾아와 보니 부동산에서 너른 평지라고 소개했던 땅은 온데간데없고, 개운동장은 커녕 농지로 계간하기도 힘든 구릉지만 있었다. 계획대로 개운동장을 만들 수 없었던 유 씨는 눈물을 삼키며 언덕땅을 과수원으로 개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중엔 회사생활을 하고 주말엔 가평으로 건너와 땅을 가꾸는 생활이 시작됐다. 조금씩 땅과 친해지다 보니 자연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고, 그렇게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본격적인 귀농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게 된다.
부인 황진옥 씨 역시 도시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유 씨와 비슷한 시기에 고향인 가평으로 잠시 내려오게 되면서 귀농을 시작했다.
“저는 원래 가평 출신이에요. 아버지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제가 어렸을 때 가족 모두 귀농하게 된 경우죠. 하지만 20대부터는 쭉 서울에서 지냈어요. 학업을 마친 뒤에 강남에 있는 요식업 쪽 회사에 다녔거든요. 주로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일을 했죠.”
하얀 피부의 도시적인 미인인 황진옥 씨는 귀농 이후 지금까지 유정란 농장을 운영해 오고 있는 농촌 사업가이기도 하다. 밤낮없이 바쁜 도시생활에 지쳐 잠시 쉬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귀농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황 씨. 하지만 막상 농장을 시작하고 나니 농촌생활 역시 도시 못지않게 어렵고 치열했다.
“본격적인 귀농 이전에도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서울에 있을 땐 퇴근 후에 귀농귀촌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기도 했고요. 유정란 쪽 사업을 선택한 뒤로는 충북 보은에 있는 양계 스쿨에 가서 수업도 받았어요. 여러가지 고민해본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정착하게 될 줄은 몰랐죠.”
똑 부러지는 성격 탓에 여러 가지 정보도 알아보고, 준비도 해 가면서 유정란 사업을 시작했지만, 농장을 운영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귀농 초기 초보 농사꾼이었던 황진옥 씨에게 전환점이 되어 준 것은 가평 클린 농업대학이었다.
“처음엔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학생들 연령대가 높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근데 주변에서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결정적으로 아버지가 적극 추천하셔서 등록하게 됐어요. 아버지 역시 클린 농업대학 7기 수료생이세요.”
남편 유 씨의 경우, 막연하게나마 원래 자신의 전문 분야인 IT와 농업을 융합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유 씨는 구매한 땅에 시험 삼아 아로니아 농사를 짓고 있었지만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까닭에 자연스레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다.
“어쩌다 마지막 날 등록을 하게 됐는데, 관심 있는 분야에 IT와 영농의 결합이라고 썼던 기억이 나요. 그저 제 분야니까 그렇게 쓴 것인데, 선생님께서 특이하다며 웃으시더라고요. 지금은 훨씬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1년 동안 농업이 뭔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됐고, 제 원래 분야인 IT와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많이 생각하게 됐고요.”
농업대학 캠퍼스 커플의 탄생
클린 농업대학에서의 1년은 귀농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농업에 대한 사랑도 커졌지만 평생의 인연을 만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함께 고민하고, 배우며 사랑이 싹 트기까지, 두 사람은 농업에 대해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농사지으시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재배하신 것들을 먹을 줄만 알았지 농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그런 상태에서 농업대학에 가보니 신세계더라고요. 농업이라는 분야가 정말 다양하고, 깊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 스스로 너무 얄팍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걸 처음 깨달은 것 같아요.”
가평이라는 지역에 대한 두 사람의 시야도 넓어졌다. 무엇보다 소규모 농업이 대부분인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체감했고, 여러 가지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깨달은 바도 컸다.
“대부분 연세가 높아서 사회에서 여러 가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 분들과 1년 동안 교육을 받다보니까 저절로 배우게 되는 점들이 많았죠. 세월로 터득한 지혜 같은 것들을 참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 때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는데, 여기에서는 막내여서 사랑을 듬뿍 받았죠. 신기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정말 고맙고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학생들 중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렸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학교의 여러 가지 활동에 앞장서 참여하게 되었다. 당시 농업대학에서는 네 개 반(야채반, 과수반, 야생화반, 유기농기능사반)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그 중 두 사람은 유기농기능사반에서 함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
“제가 당시에 IT 쪽으로 지원을 많이 해줬는데 그런 게 점수를 좀 따지 않았을까요?”
남편 유봉호 씨의 뛰어난 기술(?) 덕분인지 두 사람은 비록 턱걸이였긴 하지만 사이좋게 유기농 기술사 시험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또 두 사람은 블로그 수업을 이끌어가며 팀웍을 자랑하기도 했다.
“블로그 수업이 많은 역할을 했죠. 어르신들은 대부분 컴퓨터를 잘 못 다루시잖아요. 그래서 이리저리 도와 드리다보니 선생님이 아예 젊은 사람들끼리 붙여 놓으신 거죠. 과제도 같이 주시고, 심부름도 같이 시키시고. 그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까…. 하하.”
두 사람의 팀워크는 육아에서도 빛이 나는 듯 했다. 인터뷰 중 울음을 터트린 아이를 엄마가 다독이자, 아빠는 재빨리 아이를 달랠 간식을 건넨다. 어느새 아이는 울음을 뚝 그치고 생글생글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바라본다.


사랑은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두 사람은 유기농기능사 자격증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제 서로 떨어져서는 못사는 사이가 되었다.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을 시작으로 강소농 사업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경기도 농업기술 연구원까지 다니며 수업을 듣기도 했다. 특히 경기도 기술원에서 진행된 귀농 창업 수업은 두 사람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주었다.
“그땐 저희가 교제하고 있는 거나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을 때였어요. 근데 선생님께서 많은 학생들 중에서 하필이면 저희 두 사람을 수업 참여 인원으로 추천하신 거예요. 그때가 결혼을 한 달 앞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둘이 데이트나 할 심산으로 하겠다고 했죠. 근데 그 수업이 진짜 웬만한 대학 수업 못지않게 과제도 많고 힘든 거예요.”
그래서 두 사람은 결국 데이트 대신 밤샘과제와 발표준비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예비부부는 함께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으로 애정을 키워갔고, 그 사랑의 힘 때문인지 두 사람의 창업 아이디어는 결국 우수사례에 선정되어 SEED 머니 지원까지 받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장점을 격려해 준 것이, 결국 두 사람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식이 되었다.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끝남과 동시에 두 사람은 드디어 결혼에 골인했고 당시 밤을 새워 가며 구상한 아이디어는 두 사람이 함께 그려나갈 미래의 밑그림이 되었다.
마치 지금까지의 삶이 서로를 만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던 것처럼, 두 사람의 아이디어는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고 있다. 이탈리아 요리에 쓰이는 원료를 수입했던 경험이 있는 황진옥 씨는 각종 향신료를 직접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꿈이다. 온도를 잘 타는 향신료를 재배하기 위해 유봉호 씨는 원래 전공인 IT 전문 기술력을 활용할 예정이다.
‘사랑은 두 사람이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던가. 유봉호, 황진옥 씨만큼이나 이 말이 잘 어울리는 부부가 또 있을까. 함께 한다는 것. 그 사소하지만 놀라운 기적의 힘을 알고 있기에,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두 사람은 같은 곳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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