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는 ‘농업·농촌의 백년대계’를 이끌어 나갈 정예 청년농업인 산실이다. 2018년 9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청년농부사관학교는 2019년 2월 1기 졸업생 22명을 처음 배출한데 이어 2020년까지 4기에 걸쳐 268명이 수료했다. 현재는 5기(2021년 3월 29일~10월 1일)와 6기(2021년 5월 31일~12월 3일)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청년농부사관학교는 만40세 이하의 귀농희망자 또는 예비농업인을 대상으로 한다.
창업농 배양 초점 6개월 과정
스마트팜 실습·하우스 시공 등
꼭 필요한 실무교육으로 구성
드론·굴삭기 등 자격증 지원도
교육 후 졸업생 창업 돕는
종합 컨설팅·판매 마케팅 제공
크라우드 펀딩 참여 등 도와
▲청년농부사관학교 ‘실사구시’ 교육에 역점=6개월 과정의 커리큘럼은 이론교육 360시간, 현장실습 352시간 등 총 712시간으로 창업농 배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단계(1개월차) 창농탐색 과정에서는 귀농의 이해, 농업의 기초이론, 농산업 기초, 원예재배 기초 이론 등을 교육한다. 2단계(2~3개월차)는 재배이론과 실습과정으로 이어진다. 3단계(4~5개월차)는 선도농업인의 농장에서 이뤄지는 현장실습 교육을 하며, 마지막 4단계(6개월차)는 비즈니스 플랜 과정으로 농장경영 관련 교육과목과 창업농이 되기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특히 학교가 위치해 있는 경기도 안성 소재 농협 창업농지원센터 내에 설치된 스마트팜(수경재배, 담수재배)을 활용한 실습과 비닐하우스 시공, 아크용접 등의 실무교육은 농업현장에서 꼭 필요한 기술이다. 여기에 드론·굴삭기·지게차·트랙터 등 농업관련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특전도 제공한다.
이 학교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5기 입교생 50명의 연령을 보면 20대 31명, 30대 19명으로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창업농에 도전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졸업생들은 수도작, 엽채류, 과채류, 축산 등 다양한 품목의 영농에 정착하며 미래 농업·농촌의 핵심 인재로 예약해 놓고 있다.
청년농부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 창업농지원센터 장현석 팀장은 “농가인구 감소와 농촌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어 청년들의 농촌 정착이 시급하다”며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들이 영농정착과 창업, 귀촌 등 다양한 유형으로 농업에 들어오고 있어 농업 활력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청년농부들이 농기계를 직접 작동해 보면서 농작업 기술을 익히고 있다.
▲졸업 후 창농 컨설팅·마케팅 지원=청년농부사관학교는 농업교육에 그치지 않고 창업을 돕는 종합컨설팅은 물론 판매마케팅까지 지원한다. 우선 종합컨설팅은 영농에 정착한 졸업생 중에서 선정한다. 영농 과정에 대한 각종 현장애로 상담은 물론 농산물 브랜드 개발, 판매 마케팅 전략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NH투자증권과 함께 네이버 해피빈에서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경험과 브랜드가 있고 영농에 정착한 졸업생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졸업생들의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영파머스펀드 투자 유치를 돕고, 오는 7월 7일 예정돼 있는 농식품모태펀드 투자 데모데이 참가도 계획하고 있다.
창업농지원센터 하재구 팀장은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에 대한 종합컨설팅과 크라우드 펀딩 등을 진행하고 농협몰에도 입점하고 있다”며 “농업교육에 그치지 않고 영농정착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농부 농업 백년대계를 준비하다
박융권 몽송뜨락농장 대표(전남 나주시 동강면)
“감귤 마이스터 농장 실습 행운…마흔엔 이장 맡아볼 것”
지인 권유로 찾은 농부학교
교육 내용 보니 창업농 확신
800여평 감귤 과수원 조성
단감 가공 마을기업도 꿈 꿔
“마흔이 되면 마을이장을 맡아 보려고 합니다”
2019년 11월말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2기를 졸업하고 2020년 농업을 시작한 박융권 씨. 올해 36세인 그는 나주시 동강면 옥정리 몽송마을에 자신의 농장을 틀었다. 다행인 것은 몽송마을이 어머니의 고향인 외갓집 동네로 어려서부터 자주 놀러왔던 곳이라고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변리사 자격증을 도전했지만, 부족했던지 매번 탈락하는 쓴잔을 마셨습니다. 일반 기업의 입사에서도 최종 면접 문턱을 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취미로 하던 요리에 흥미가 있어 호텔에 들어가 일했는데, 건강 문제로 2년 만에 퇴사해야 했습니다.”
마땅한 진로를 찾지 못하며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귀농을 권유받았다. 청년농부사관학교도 알려줬다고 한다.
“농업인의 길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청년농부사관학교 교육 내용을 보면서 외갓집 동네에서 창업농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때마침 교육생을 모집하는 기간이었고 바로 응시 했지요.”
이론부터 시작되는 농업교육을 받으면서 만감류 농사를 생각했다고 한다. 전남도에서 아열대 과수를 육성하는 것도 작목 선택에서 중요했다.
“6개월 교육 과정 중에서 2개월이 실제 농장에서 진행되는 현장실습인데, 저는 매우 행운이었습니다. 감귤농업 마이스터인 현성익 대표님에게 배우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한국농업마이스터협회장이시기도 합니다.”
2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감귤 농사일 도우며 배운 덕분인지 합격점을 받았다고 한다. 현성익 대표의 도움을 받아 800여평 규모의 감귤 과수원도 조성했다. 올해부터는 규모는 작지만 본격적으로 고구마 농사도 한다.
“극조생인 유라실생과 만감류인 카라향을 심었습니다. 현성익 대표님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신 덕분에 창농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감귤 과수원에 비닐하우스를 지을 예정입니다.”
이어 그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계획도 말한다. 몽송마을을 이끌어보겠다는 것이다. “제가 올해 서른여섯 살 인데 마흔이 되면 이장을 맡아보려고 합니다. 마을기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마을에서는 단감이 많이 생산되는데, 대부분 밭떼기로 넘깁니다. 감말랭이 등 가공판매로 마을소득을 높여보겠습니다.”
이처럼 박융권 씨는 청년농부사관학교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며 농촌마을을 바꿔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www.agrinet.co.kr)